일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물건들 중에는 사실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이 많다. 그러나 잘못된 인식, 귀찮음, 혹은 정보 부족으로 인해 이들은 대부분 쓰레기통으로 향하고 만다. 이 글은 그런 물건들을 다시 조명해 본다.
보이지 않는 자원의 낭비, 재활용 사각지대를 들여다보다
우리는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종이는 종이대로,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대로 버리며, 빈 병은 따로 모으고 캔도 깨끗이 헹궈 배출한다. 겉보기엔 나름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재활용이 가능함에도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물건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건들이 폐기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이게 재활용이 될 줄 몰랐다’는 단순한 인식 부족이 있다. 또 어떤 경우는 재활용되려면 세척하거나 분리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귀찮아 그냥 버려지곤 한다. 때로는 재활용 수거 시스템 자체가 이들을 받아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그 한 가지 물건은, 자원 낭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립지와 소각장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환경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이들이 제대로 재활용된다면,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자원 순환'의 긍정적인 선례가 된다. 이 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냥 버려버리는, 그러나 알고 보면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울러 각 품목이 왜 재활용되지 않는지, 어떻게 하면 이들을 올바르게 배출할 수 있을지도 함께 살펴본다.
잘만 하면 재활용 가능한데 버려지는 대표 물건들
1. 일회용 종이컵 종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종이로 배출하는 경우가 많지만, 내부 코팅된 비닐층 때문에 재활용 분류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별도 세척 후 배출 시 재활용이 가능하므로 지역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2. 사용 후 깨끗이 씻은 우유팩, 두유팩 이들은 고급 펄프 재질로 매우 유용한 재활용 자원이지만, 종이와 헷갈려 일반 종이로 배출되거나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따로 모아 ‘팩류’로 배출하거나 일부 지역은 우체국, 마트 등에 수거함을 운영한다. 3. 투명 비닐(빵 포장지, 옷 비닐 등) 내용물이 묻지 않고 깨끗한 상태의 투명 비닐은 충분히 재활용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일반 쓰레기와 섞여 버려진다. 중요한 건 이물질이 없고, 스티커나 접착 부위는 제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4. 알루미늄 호일 음식물이 묻어 있는 상태로 버려지기 쉬운 알루미늄 호일도, 깨끗이 닦으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단, 너무 구겨져 있거나 음식 잔여물이 남아있다면 폐기 대상이 된다. 5. 플라스틱 뚜껑, 병뚜껑 페트병의 뚜껑은 병과 재질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분리해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냥 병에 꽂힌 채로 배출한다. 병뚜껑만 따로 모아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6. 유리병의 금속 뚜껑 잼병, 커피병 등에 쓰이는 금속 뚜껑은 재활용 가능한 금속류이다. 그러나 유리병과 함께 버리거나, 뚜껑을 제거하지 않아 처리 과정에서 제외되는 일이 빈번하다. 7. 플라스틱 옷걸이 복합재질이 아니라 단일 플라스틱으로 된 옷걸이는 분리수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버려진다. 단, 금속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는 재활용이 어렵다. 8. 과일망, 에어캡(뽁뽁이) PE 계열로 재활용 가능하지만, 분리수거 시 제대로 분리되지 않으면 일반 쓰레기로 간주된다. 다른 재질과 섞이지 않게 따로 배출하면 재활용된다. 9. 종이 영수증 일반 종이로 보이지만, 감열지 특성상 재활용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일부 감열지를 제외한 일반 영수증은 재활용 가능하므로 육안으로 확인이 필요하다. 10. 전단지, 색종이류 광택지나 코팅지로 인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재활용 가능하다. 다만 심하게 젖거나 이물질이 묻은 경우는 폐기 대상이다.
재활용은 아는 만큼 보인다
결국 우리가 버리는 수많은 물건들 중, ‘진짜 쓰레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재활용이 가능한데 버려지는 물건들 대부분은 정보 부족, 인식 부족, 또는 관심 부족으로 인해 무가치한 폐기물로 전락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제대로 분류하고, 세척하고, 분리해 배출하기만 해도 상당량의 자원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마다 기준과 수거 시스템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예전부터 이렇게 버렸으니까’라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안내문이나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정 내에서 따로 모아 재활용 센터나 지정 장소에 가져다주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조금 더 귀찮고, 조금 더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그 노력이 모여 커다란 환경적 이익으로 돌아온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속 가능성’은 거창한 계획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오늘 하루, 버리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이건 정말 쓰레기일까?”, “혹시 재활용할 수 있지는 않을까?”라는 질문 하나가, 지구의 내일을 조금은 다르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