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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장 악취,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할 방법은 있는가?

by 하얀바람79 2025. 5. 4.

 

재활용장에서 풍겨오는 악취는 단지 불쾌감을 넘어, 위생과 주민 건강, 재활용 효율까지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진다. 음식물 잔여물, 고온다습한 환경, 통풍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과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본 글에서는 악취의 근본 원인을 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실제 단지에서 시행된 개선 사례를 중심으로 효과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코를 찌르는 재활용장의 냄새, 단지 ‘불편함’의 문제일까?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서 재활용장은 단지의 외곽이나 지하주차장 구역에 위치한다. 이는 입주민의 동선과 생활공간을 고려한 배치이지만, 동시에 관리 사각지대를 만들어내는 구조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간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문제가 바로 ‘악취’다. 단순한 쓰레기 냄새가 아닌, 부패된 음식물과 섞인 플라스틱 용기, 세척되지 않은 유리병, 분리되지 않은 젖은 종이류에서 발생하는 복합 악취는 그 강도가 상당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온도 상승으로 인해 부패 속도가 빨라지고, 재활용장 내부 온도는 외부보다 3~5도 이상 높아지는 경우도 흔하다. 필자가 방문한 서울의 한 대단지 재활용장에서는, 쓰레기를 버리러 온 주민들이 입구에서부터 손수건이나 마스크로 코를 막고 들어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악취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위생 문제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악취는 해충을 유인하며, 곰팡이나 세균의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특히 어린 아이나 고령자의 경우 실내로 퍼지는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이런 악취는 결국 재활용장 방문을 꺼리게 만들고, 올바른 분리배출을 기피하는 원인이 된다. 즉, 악취는 환경 문제이자 심리적 저해 요인이다. 이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플라스틱이나 종이류와 함께 섞여 버려질 경우, 수거 주기와 관계없이 이틀 만에 악취가 발생하며, 내부에 곰팡이가 피는 사례도 빈번히 목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단지에서는 냄새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보다 ‘자주 청소하세요’ 수준의 공지로만 대응하고 있어, 실질적인 개선 효과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악취의 정확한 원인과 실제로 효과 본 대응 사례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재활용장에서 나는 악취의 주된 원인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음식물 잔여물이 세척되지 않은 채 재활용품과 함께 배출될 때.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 우유팩, 페트병, 캔 등에 남은 내용물은 빠르게 부패하며, 여름철엔 하루 만에 곰팡이가 번식한다.

둘째,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구조. 재활용장이 지하에 있거나, 밀폐된 공간일 경우 악취가 갇혀 내부에서 순환하게 된다.

셋째, 수거 주기의 문제다. 특히 주말이나 연휴를 끼고 수거 일정이 지연되면, 재활용품이 며칠간 쌓이며 고농도의 냄새가 발생한다. 실제 경기도 성남시의 모 아파트 단지는 2023년 악취 민원 건수가 급증하자 대대적인 구조 개선에 나섰다. 첫 단계로, 재활용장 내 모든 수거함에 뚜껑이 있는 전용 용기를 도입했다. 특히 플라스틱과 캔류에 악취 유발이 심하다는 점을 고려해, 해당 품목을 밀폐 수거함에 배치했다. 다음으로는 천장형 환풍기와 자동 개폐식 창문을 설치해 실내 공기 흐름을 개선했고, 악취가 심한 여름철에는 하루 2회 정기 분무 탈취 작업을 실시했다. 여기에 더해, 각 가정에 분리배출 전 세척을 유도하는 문자 안내와 함께, 실제 세척 여부를 기준으로 우수 세대를 선정해 커뮤니티 포인트를 제공했다. 6개월 후, 해당 단지의 악취 민원은 80% 가까이 줄어들었고, 주민 만족도 역시 이전 대비 높아졌다. 또 다른 사례는 대전의 한 노후 아파트에서 이뤄진 ‘탈취장치 시범 설치’였다. 이곳에서는 음이온 분사형 탈취기를 설치해 24시간 미세한 항균 성분을 공기 중에 퍼뜨림으로써, 곰팡이 발생률과 악취 농도를 각각 절반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의 분리배출률 향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즉, 악취 저감은 재활용 참여율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 중 하나라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참는 것’이 아닌 ‘바꾸는 것’으로 해결해야 할 악취 문제

재활용장에서 나는 악취는 더 이상 ‘견디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생활환경의 질과 주민 건강, 재활용률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문제다. 그러므로 악취 문제는 ‘생활민원’이 아니라 정책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우선, 단지별로 구조적 문제(환기 부족, 밀폐 공간 등)를 진단하고, 수거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수거 주기를 늘리거나, 계절별 수거 전략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둘째, 음식물 잔여물 문제는 배출자 교육과 유도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 단순한 “씻어주세요”가 아닌, 세척 전후 사진 예시, 세척 안 했을 경우 처리 과정 공개 등 시각적 설득이 필요하다.

셋째,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탈취 활동도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우리 단지 냄새 제로 챌린지’처럼 한 달간 악취 민원 제로 달성 시 커뮤니티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청소 봉사 활동을 통해 인식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

넷째, 기술적 접근도 필수다. 향균 코팅 처리, 자동 탈취 환풍 시스템, 적외선 기반 온도 조절장치 등은 장기적으로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행정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 현재 일부 지자체만이 악취 저감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모든 단지에 확대 적용될 필요가 있다. 쓰레기를 줄이는 일은 곧 냄새를 줄이는 일이며, 냄새를 줄이면 주민의 발걸음이 재활용장으로 다시 향하게 된다. 우리가 만든 환경은 결국 우리가 감내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감내가 아닌, 실질적 개선을 위한 구조적 선택을 할 때다.

재활용장 악취에 대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