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분리배출을 열심히 해도 왜 일부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못하는 걸까? 겉으로 보기엔 재활용 가능해 보여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이유들이 있다. 이 글에서는 재활용이 안 되는 근본적인 이유들을 환경적, 기술적, 사회적 측면에서 자세히 풀어본다.
겉보기와 다른 현실, 재활용의 오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활용’이라고 하면 단순히 쓰레기를 잘 분리해서 버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재활용 과정은 훨씬 복잡하다. 우리가 분리배출한 쓰레기 중 많은 양이 실제로는 재활용되지 않고 그대로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것이 현실이다. 분명 ‘플라스틱’이라 쓰여 있는 병을 플라스틱으로 분리했는데, 왜 재활용되지 않는 걸까?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분리배출과 재활용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분리배출은 사용자가 ‘가능성’에 따라 쓰레기를 분류하는 것이고, 재활용은 수거 이후의 공정에서 ‘실제 자원화’되는 과정이다. 그 사이에는 수거, 선별, 세척, 가공 등 복잡한 절차와 조건이 존재한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재활용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재활용품으로 수거된 전체 폐기물 중 약 40%가 오염, 혼합, 분류 오류 등의 이유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진다. 이는 결국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분리배출을 해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자원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단순히 ‘분리해서 버리기’보다는 ‘왜 재활용이 안 되는가’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행동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재활용 불가의 핵심 이유들을 5가지로 나눠 소개한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5가지 주요 원인
1. 오염된 재활용품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오염이다. 음식물이 남아 있는 플라스틱 용기, 기름이 묻은 종이, 커피가 마르지 않은 종이컵 등은 설령 재질 자체는 재활용이 가능하더라도 실제 공정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오염된 재활용품은 전체 선별라인을 망가뜨리고, 다른 깨끗한 재활용품까지 함께 버려지게 만든다. 2. 혼합재질로 구성된 포장재 많은 제품 포장재는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종이와 비닐 등 서로 다른 재질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과자봉지나 커피믹스 포장재처럼 얇지만 코팅 처리된 포장재는 기계로 재질을 분리하기 어려워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는다. 이런 복합재는 현재 기술로는 사실상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3. 작은 크기의 쓰레기 캔 뚜껑, 병뚜껑, 빨대처럼 작고 가벼운 쓰레기들은 선별기의 필터를 통과해버리거나, 수거 과정에서 분류되지 못하고 그대로 폐기된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은 재활용 공정에서 손실률이 높아 수거업체에서 선호하지 않는 품목이다. 4. 수거와 선별 인프라의 부족 재활용이 잘 되는 나라는 수거부터 선별, 가공까지 시스템이 정교하게 갖춰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마다 인프라의 격차가 심하고, 분류 기술의 한계로 인해 재활용 가능한 자원도 폐기되는 일이 많다. 특히 유색 플라스틱이나 특수 재질의 유리는 기계 선별이 어려워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 5. 경제성이 낮은 품목 재활용은 자원화이자 동시에 경제 활동이다. 다시 말해, 비용 대비 수익이 낮은 품목은 업체 입장에서 재활용할 유인이 없다. 예를 들어, PET병은 수익성이 높아 잘 재활용되지만, 비닐류나 발포 스티로폼은 처리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수거조차 거부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시장 논리에 따라 재활용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해야 할 선택은 무엇인가
재활용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를 이해하면, 우리가 어떤 행동을 바꿔야 할지도 명확해진다. 첫째, 최대한 ‘깨끗한 상태’로 분리배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세척과 이물질 제거만으로도 재활용률은 크게 상승할 수 있다. 둘째, 소비 단계에서부터 ‘재활용 가능한 제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재질이 단순하고 분리하기 쉬운 포장재, 무색 플라스틱 용기, 리필제품 등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의 선택이 시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지역별 분리배출 기준을 정확히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자체마다 배출 기준이나 수거 품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행동하는 것이 재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결국, 재활용이 안 되는 이유를 단순히 시스템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우리 각자가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정확한 정보와 실천, 올바른 소비가 모일 때, 진정한 자원순환사회가 가능해진다. 버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쓰기 위한 시작이 되어야 한다. 오늘 하루,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 하나에 담긴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자.
